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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래인가, 사토인가… 구미 행정이 직면한 불신의 진실

변상범 기자 | 기사입력 2025/07/05 [05:43]

[칼럼] 모래인가, 사토인가… 구미 행정이 직면한 불신의 진실

변상범 기자 | 입력 : 2025/07/05 [05:43]

 

 

[코리아투데이뉴스] 경북 구미시 낙동강 합수부 일대에서 진행 중인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이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출발은 단순해 보였다. 하천 준설 과정에서 발생한 흙더미, 이른바 ‘사토(捨土)’를 민간업체에 처분한 행정행위. 하지만 이것이 정당한 처리인가, 아니면 공공자산의 가치 왜곡인가를 둘러싸고 여론이 갈라지며, 지금은 지역 사회의 신뢰를 시험하는 사안으로 번지고 있다.

 

사건의 핵심은 ‘사토’라 불린 그 흙의 실체다. 현장에선 하천에서 파낸 모래와 자갈이 혼합된 토사(吐沙)가 쌓여 있다. 시민단체와 일부 시의원들은 “이 정도면 골재로 분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사토가 구미시 예산으로 ㎥당 2,400원의 상차·운반비를 부담하고, 고작 20원 차이로 낙찰된 구조였다면, 행정 책임자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공공자산을 사실상 돈을 주며 넘긴 셈 아닌가.

 

입찰 방식도 깔끔하지 않았다. 공고는 ‘토석정보공유시스템’에만 게시됐다. 골재업계 대부분이 사용하지 않는 이 시스템은 사실상 정보 비공개에 가까운 통로다.

 

참가 자격도 골재 선별·파쇄업으로 제한됐다. 결국 몇몇 업체만 알았고, 들어왔다. 법적 요건을 갖췄다 하더라도, ‘경쟁의 형식은 있었지만 실질은 없었던 입찰’이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렵다.

 

구미시는 해명했다. 사토는 골재가 아닌 흙에 가깝고, 시간 제약과 예산집행 일정으로 원가 용역을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러나 이 해명은 되레 더 큰 질문을 낳는다. 왜 예산보다 자산 가치 평가가 후순위인가? 왜 '절차적 최소화'가 반복되는가?

 

이제는 경북도 감사과가 조사에 착수했다. 행정과 절차, 책임과 판단의 모든 지점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쯤 되면 단순한 행정 오해로 치부할 수 없다. ‘이 정도는 괜찮다’는 인식이 반복될 때, 행정은 타성으로 흐르고 시민 신뢰는 뿌리부터 흔들린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모래냐 사토냐’가 아니다. 공공의 자산을 대하는 지방행정의 자세, 그리고 책임이 정교하게 배분되는 행정의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느냐가 핵심이다.

 

구미시는 이 사안을 계기로 두 가지를 새겨야 한다. 

 

하나는, ‘공익’이란 이름 아래 행정 판단을 단순화하거나 생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사후 해명보다 사전 검증이 훨씬 강력한 신뢰의 토대라는 사실이다.

 

구미시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경북도의 감사 결과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행정이 무엇을 놓쳤는지, 앞으로 무엇을 다시 세워야 하는지를 먼저 성찰하는 것, 그것이 이번 논란을 제대로 마무리 짓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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